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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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를 쓰는 사람
서울 서교동 주상복합에서 오래 살다가, 지금은 경기도 양평의 전원주택에 산다. 27년 전 세컨하우스로 마련해 주말마다 올라와 마당을 쓸고 창문을 열어두던 집이다. 아이들이 모두 출가하고 나니 혼자 지내기에 서교동 집은 지나치게 컸고, 유지 부담도 해마다 늘었다. 그래서 대지 340평, 실평수 23평짜리 양평 전원주으로 아예 거처를 옮겼다.
지하철역이 코앞이던 집에서 차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는 집으로 옮긴 것이니 불편은 각오했다. 실제로 출퇴근 시간은 크게 늘었다. 그래도 아침에 문을 열면 산이 보이고, 하늘이 넓고, 공기의 냄새가 다르다. 그 하나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날이 훨씬 많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한 번쯤 전원생활을 꿈꾼다. 마당이 있는 집, 조용한 아침,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 살아보니 그 그림은 대체로 맞았다. 다만 그림에 없던 것이 하나 있었다. 곰팡이다.
곰팡이를 닦다가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집을 지은 지 50년 가까이 됐고, 바로 뒤가 숲이다. 이 두 조건이 겹치면 곰팡이는 거의 필연적으로 생긴다. 이사한 뒤 집 안팎을 살피며 곰팡이가 핀 자리를 하나씩 적어봤다.
- 숲을 마주한 북쪽 외벽
- 창이 작고 환기가 어려운 화장실
- 마당 파고라의 목재 기둥과 서까래
- 부엌의 나무 도마와 싱크대 하부장

처음에는 락스와 곰팡이 제거제로 닦아냈다. 얼마 못 가 같은 자리에 다시 피었다. 그때 알았다. 곰팡이는 결과일 뿐이고, 원인은 벽 안쪽과 공기 중에 있다는 것을. 왜 북쪽 벽에만 생기는지, 왜 환풍기를 돌려도 화장실이 마르지 않는지, 왜 장마철에 창문을 열면 오히려 더 눅눅해지는지를 알아야 했다.
그래서 건축물리와 실내 습도에 관한 자료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결로가 생기는 조건, 벽체 안에서 수증기가 움직이는 원리, 재료마다 다른 흡습과 건조 속도, 열교 부위의 표면온도 같은 것들이다. 어렵고 낯선 용어가 많았지만, 알고 나니 우리 집에서 벌어지는 일이 하나씩 설명됐다. 이 블로그는 그 공부와 실행의 기록이다.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것
이 블로그는 50년 된 양평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이 곰팡이의 원인을 찾고 없애기 위해 공부하고 직접 해본 내용을 정리하는 곳이다. 크게 다섯 갈래로 쓴다.
- 습기와 결로의 원리: 이슬점, 절대습도와 상대습도, 벽체 내부 결로가 생기는 조건
- 외벽과 구조: 단열 방식, 열교 부위, 배수와 누수 경로, 북향 벽의 건조 지연
- 환기와 습도 관리: 장마철 환기 타이밍, 제습기와 에어컨 운용, 환풍기 성능 점검
- 측정과 진단: 습도계, 표면온도계, 수분계, 열화상으로 곰팡이 위험 구간 찾기
- 재료별 대응: 목재, 타일 줄눈, 실리콘, 도마, 섬유와 종이의 보관 환경

요즘은 에어컨을 사실상 24시간 켜두고 있다. 습기만 잡으면 곰팡이도 덜 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시도인데, 습도계 수치와 전기요금을 함께 기록하는 중이다. 잘 되면 잘 된 대로,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쓸 생각이다. 실패한 방법을 적어두는 것이 다음 사람에게는 더 요긴하다고 믿는다.